
드라마 '은중과 상연' 은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라, 인간의 애착 경험이 어떻게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두 주인공 은중과 상연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자라지만,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가 얼마나 안정적이었는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의 결을 살아간다.
1. 은중 — 가난하지만 사랑받은 아이
은중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지만, 엄마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자란다. 그녀의 엄마는 늘 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감정을 수용하며,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너는 괜찮은 아이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준다.
이런 안정적 애착의 토대 위에서 자란 은중은 세상을 신뢰하고, 관계 속에서도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어려움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상처 속에서도 책임 있게 관계를 정리할 줄 아는 인물로 그려진다.
2. 상연 — 완벽한 집의 불완전한 사랑
상연의 가정은 겉보기엔 완벽하다. 성공한 아버지, 교사인 어머니, 넉넉한 환경. 그러나 그 안에는 정서적 결핍과 냉담함이 흐른다.
상연의 아버지는 가족과 단절되어 있고, 어머니는 사회에서는 따뜻하지만 가정에서는 무관심하다.
그녀가 느끼는 부모의 사랑은 ‘조건적 수용’에 가깝다. 이런 불안정 애착은 상연에게 깊은 내적 불안을 남긴다.
그녀는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지만, 동시에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마음을 숨기고, 감정을 회피하며, 자신조차 속이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상연의 오빠가 자살한 사건은 이 가족의 붕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사건 이후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결국 완전히 흩어진다.
상연은 그 상처를 온몸으로 견디지만, 감정을 소화하지 못한 채 ‘회피형 애착’의 전형으로 성장한다.
그녀의 마음속엔 늘 두려움이 있다. 사랑받지 못할까 봐, 버려질까 봐, 또다시 아플까 봐.
그래서 상연은 누군가를 사랑해도, 그 마음을 끝내 인정하지 않는다.
은중의 연인을 몰래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없었던 일’로 만들고, 불륜 관계조차 “사귀는 건 좋아하는 사이에서나 하는 거잖아요”라며 부정한다.

3. 사랑의 방식은 결국 애착의 방식이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 즉 “자기 감정을 통제당한 어린 시절의 상처 속에 갇힌 어른”으로 남는다.
이와 달리 은중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다. 상학과의 관계에서 흔들림이 생기자, 감정을 명확히 직면하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간 너와는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어”라고 단호히 말한다.
그녀의 이런 태도는 자기 효능감과 정서적 자율성의 결과이며, 안정된 애착이 길러준 내면의 힘이다.
은중은 자신의 감정을 피하지 않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관계의 끝에서도 자신을 지킨다.
이처럼 은중과 상연은 부모와의 애착이 성인기의 자기주도성과 관계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은중의 삶에는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믿음이 깔려 있고, 상연의 삶에는 “사랑은 언젠가 나를 버릴 것이다”라는 두려움이 자리한다. 결국 그 차이는 삶의 선택, 관계의 질, 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방식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4. 성인이 되어서도, 애착은 계속된다
은중과 상연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나요? 그리고 그 믿음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나요?”
이 작품은 부모의 사랑이 단지 ‘유년기의 사건’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내면의 안전기지를 형성하는 근원임을 보여준다.
은중처럼 자기 감정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연처럼 회피와 부정 속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자기 안의 상처받은 아이를 마주하고, 스스로에게 안정된 애착을 다시 만들어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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